청년향유연구소 9월 21일 강의 및 간담회 <이대남 현상>
등록일 26-08-10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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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서론
1.1 연구 배경
2010년대 중반 이후 ‘이대남’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많이 호출되는 정치·미디어 범주 중 하나가 되었다. 선거 결과 해석, 대선·지선 캠페인 전략, 유튜브·커뮤니티 분석 등에서 ‘이대남’은 하나의 단일한 정체성을 가진 집단처럼 서술되며, 혐오와 갈등의 주요 행위자로 지목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범주화는 실제 2030 남성들의 삶의 궤적, 경제·정치적 위치, 온라인·오프라인 경험의 이질성을 지우고, 특정 극단적 서사만을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다.
특히 경기도는 수도권 노동·주거·교육 환경이 밀집된 지역으로, 온라인 커뮤니티·게임·유튜브 등을 매개로 한 남성 청년 담론이 활발하게 순환되는 장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2030 남성’이라는 구체적 집단을 당사자 발화와 정동(affect) 수준에서 추적한 질적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선행연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저장소’ 등에서 나타나는 혐오·열정의 감정동학(김학준, 2015)이나 혐오와 대항혐오의 상호주체성(김학노, 2020)을 통해 혐오 구조를 설명해 왔으나, 이 담론들이 실제 지역 청년 남성들의 일상·조직·정치 경험과 어떻게 교차하는지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
한편, ‘장-특정적 세대’ 논의(김선기, 2024)는 세대를 고정된 연령 집단이 아니라, 특정 역사적·사회적 장(field) 안에서 수행되는 실천과 정동을 통해 구성되는 집합으로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 이 관점에서 볼 때, ‘이대남’은 단지 연령·성별 범주가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정치 캠페인·노동시장·군복무·종교공동체 등 다층의 장에 걸쳐 형성된 세대-장 결합의 한 양상이다. 따라서 이들을 둘러싼 혐오·대항혐오 구조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발언의 내용뿐 아니라 그 발언이 어떤 장의 규칙과 정동 구조 속에서 가능해졌는지까지 함께 읽어야 한다.
청년향유연구소의 『이대남 담론에 대한 당사자 연구: 극우화 경향의 혐오 구조를 중심으로』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의식 위에서 출발한다. 본 프로젝트는 경기시민연구소 울림의 청년공익활동가 정책참여 지원사업, 경기도 공익활동지원센터 ‘동네방네 공익위키’와 연계하여, 경기도 2030 남성의 목소리를 질적으로 수집·분석하고, 이를 공익위키·정책 제안·교육 프로그램 설계에 환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9월 21일 강의+간담회는 이 장기 프로젝트의 첫 파일럿 세션으로서, 혐오·대항혐오 이론(김학노, 2020), 장-특정적 세대 논의(김선기, 2024), 디지털 민족지·에스노그래피 접근(AMEE Guide No. 80) 및 온라인 커뮤니티 연구(김학준, 2015 등)를 현장에 적용해 보는 실험적 자리였다. 특히 강사(김환희)의 이론적 강의와 참여자의 발화가 교차하는 구조 속에서, ‘이대남’으로 표상되는 집단과 실제 경기도 2030 남성 당사자 집단 사이의 간극·겹침을 동시에 드러내고자 했다.
1.2 연구 목적 및 연구 질문
본 보고서는 2025년 9월 21일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진행된 강의+참여형 간담회의 전사본과 현장 메모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목적을 갖는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연구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1.3 연구 대상 및 9월 21일 강의+간담회 개요
본 보고서의 분석 대상은 2025년 9월 21일(일) 저녁, 용인 포은아트홀 음악교육실에서 진행된 경기도 2030 남성 담론 파일럿 강의+간담회 세션이다. 세션은 청년향유연구소가 주관하고, 김환희가 강사·퍼실리테이터로, 청년향유연구소 팀장 김성준이 호스트로 참여하였다.
세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세션 시간·참여자 구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1-1 9월 21일 강의+간담회 개요
구분 | 내용 |
일시 | 2025-09-21(일) 15:00~20:00 |
장소 | 용인 포은아트홀 음악교육실 |
형식 | 강의+참여형 간담회 (강의 요지 → 스펙트럼 활동 → 짝 토론 → 전체 공유 → Q&A) |
진행 | 강사: 김환희 / 호스트: 김성준 |
참여자 | 발화 참여자 7명(경기도 거주 2030 남성 중심, 일부 직장·학업·종교 배경 다양) |
주요 활동 | 페미니즘 자기위치화 스펙트럼, 채용·육휴·조직문화·온라인 경험 사례 공유 등 |
자료 | 음성 녹취, 전사본, 현장 메모, 사례 카드 초안, 사전 질문지 구조 등 |
이 파일럿 세션은 전체 연구 설계에서 탐색적 장면(exploratory scene)의 성격을 가지며, 이후 진행될 추가 FGI·심층 인터뷰·온라인 조사에서 사용할 질문 구조, 코드북, 공론장 규칙을 시험·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본 보고서의 분석은 단일 세션에 한정되지만, 결과 해석은 향후 본조사 및 정책·교육 현장 적용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진다.
1.4 보고서 구성
본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구조로 이루어진다.
2장 연구 맥락과 이론적 배경
2.1 한국 청년·‘이대남’ 담론의 형성과 변주
‘이대남(2030 남성)’은 201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사회에서 가장 자주 호출되는 정치적·미디어적 범주 중 하나이다. 여론조사와 선거 결과 분석, 언론 기획 기사, 정치 캠페인 전략 논의에서 2030 남성은 “보수화된 청년 남성”, “페미니즘에 적대적인 세대” 등으로 묶여 설명되어 왔다. 천관율(2019)의 『2030 남자』는 여론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2030 남성의 정치 성향·정책 태도를 체계적으로 제시하며, ‘2040 여성 vs 2030 남성’ 구도의 등장과 젠더 갈등 프레임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이후 국내외 언론은 청년 세대 내부의 이념·젠더 균열을 반복적으로 조명해 왔으며, 최근에는 FT(2024) 등에서 젊은 남성은 우향, 젊은 여성은 좌향하는 이념 격차 패턴을 국제 비교 차원에서 다루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청년 남성의 정치적 위치를 가시화했다는 점에서 일정한 기여가 있으나, 다음과 같은 한계를 가진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이대남’이라는 추상 범주 대신 ‘경기도 2030 남성’이라는 구체적 집단을 설정하고, 이들이 실제로 어떤 언어와 정동을 통해 자신과 타자를 서술하는지 질적 자료를 통해 추적하고자 한다. 이는 “서울/전국 일반화 프레임”이 포착하지 못하는 맥락·정동·서사를 당사자 기준으로 재구성하려는 시도이다.
2.2 혐오·대항혐오 이론과 감정동학
2.2.1 혐오–대항혐오의 상호주체성
김학노의 「혐오와 대항혐오: 서로주체적 관계의 모색」은 혐오를 단순한 개인의 감정이나 일방향적 폭력으로 보지 않고, 혐오와 대항혐오가 서로를 전제하며 상호 구성되는 관계로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김학노, 2020). 여기에서 핵심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9월 21일 간담회에서 페미니스트·여성 일반·정치 세력·언론·종교집단 등 다양한 타자를 둘러싼 발화를 “어느 한쪽의 혐오”가 아니라, 서로의 말을 들으면서도 동시에 상호 정당화를 수행하는 상호주체적 장면으로 읽는다. 이는 특정 집단을 선험적으로 가해자/피해자로 배치하기보다, 혐오와 대항혐오가 어떻게 상호의존적 구조를 형성하는지에 초점을 두게 한다.
2.2.2 일베 연구와 ‘열광/잉여향유’ 정동
김학준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저장소’에서 나타나는 혐오와 열광의 감정동학」은 온라인 남초 커뮤니티에서 혐오 발화가 “재미·놀이·열광”과 결합된 정동 장치로 작동함을 보여준다. 여기서 주목하는 지점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이러한 선행연구의 통찰을 참조하여, 9월 21일 간담회에서 드러난 “남초 조직·온라인 문화”, “패미 욕이 일상인 분위기”, “말 잘못 붙였다가 찍힐 수 있다는 공포” 등의 발화를 혐오-유머-공포가 얽힌 감정동학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양적 설문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말해도 되는 것/안 되는 것’의 미묘한 경계를 드러내는 데 유용하다.
2.3 장-특정적 세대 논의와 ‘경기도 2030 남성’
김선기의 「장-특정적 세대 연구의 모색」은 세대를 단순한 연령 집단이 아니라, 특정 사회적 장(field)에서 공통된 경험·실천·정동을 공유하는 집합으로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김선기, 2024). 여기서 “장-특정적 세대”란,
이 관점에서 볼 때, ‘이대남’은 다음과 같이 재구성할 수 있다.
이처럼 장-특정적 세대론은 ‘이대남’을 획일적 집단으로 보지 않고, 경기도라는 지역·노동·주거 장에 위치한 2030 남성 세대의 구체성을 분석하는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2.4 디지털/민족지·에스노그래피 접근
본 프로젝트는 양적 설문과 더불어, 에스노그래피(민족지)를 확장해 온라인·오프라인을 가로지르는 질적 연구 방법을 채택한다.
2.5 본 연구의 분석틀: CYS–EMO–ORG 3축 매트릭스
위에서 살펴본 이론·선행연구를 바탕으로, 본 프로젝트는 문화/담론(CYS)–정동(EMO)–제도/조직(ORG)의 3축 분석틀을 설정하였다.
각 축은 독립된 분석 단위가 아니라, 간담회 장면 속에서 서로를 매개하며 교차하는 차원으로 이해된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표 2-1 이론·개념 틀과 분석 축 요약
분석 축 | 관련 이론/선행연구 | 핵심 내용 | 본 연구에서의 활용 포인트 |
CYS (문화/담론) | ‘이대남’ 담론 연구, 일베 감정동학, 디지털 레토릭·미디어 퍼포먼스 연구 | 온라인/오프라인에서 생산되는 젠더·정치 담론, 밈·유머·라벨·프레임 | 커뮤니티 용어, 농담, 라벨 사용 방식, 종교·정치사회화 발화를 코드화하여 담론 구조 분석 |
EMO (정동) | 혐오–대항혐오 상호주체성(김학노, 2020), 정동 이론, 잉여향유 논의 | 분노·수치·억울함·냉소·연대·쾌락이 어떻게 교차하며 혐오/대항혐오를 지탱하는지 | 스펙트럼 이동, 침묵, 웃음, 농담, 목소리 톤 등을 포함해 정동 흐름과 전환 메커니즘 분석 |
ORG (제도/조직) | 장-특정적 세대론(김선기, 2024), 조직문화·성평등 정책 연구 | 채용·평가·육휴·성비위 대응 등 제도와 실제 조직 관행의 간극 | 카드 사례(금지질문, 육휴, 성비위)를 중심으로 조직문화 경험과 정책 인식의 연결 구조 분석 |
도식 2-1 CYS–EMO–ORG 3축 분석틀(텍스트 도식)
이 도식은 실제 코딩·분석 과정에서,
3장 연구 설계와 9월 21일 강의+간담회 장 구성
3.1 질적 연구 접근 개요
본 연구는 혼합방법(설문×질적) 중, 9월 21일 파일럿 세션에서 수집된 질적 자료를 중심으로 분석을 수행함. 질적 연구 접근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3.2 9월 21일 강의+간담회 프로그램 설계
본 세션은 강의와 간담회가 교차하는 구조로 설계되었다. 이는 참여자에게 개념적 언어를 제공하면서도, 해당 언어를 자신들의 경험·정동과 연결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의도적 구성이다. 프로그램의 전체 흐름은 다음과 같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표 3-1 9월 21일 강의+간담회 프로그램 구성
단계 | 내용 | 주요 목표 |
1 | 인사 및 안내(동의, 규칙 공유) | 연구 윤리·정동 안전망 확보, 발화 조건 명료화 |
2 | 강의 1차 블록(핵심 개념 소개) | 혐오·대항혐오, 매노스피어, 정동 등 분석 언어 제공 |
3 | 스펙트럼 활동(문항 1) | 페미니즘 자기위치화, 라벨·정동 구조 드러내기 |
4 | 짝 토론·재정렬 | 상호이해·자기 성찰 유도, 입장 이동 요인 탐색 |
5 | 강의 2차 블록+사례 카드·전체 공유 | 조직·정책·온라인 경험을 이론과 교차시켜 보기 |
6 | Q&A 및 정리 | 개념 재정리, 정책·후속 연구에 대한 인식 수렴 |
이 구조를 통해, 단순한 강의나 단일 방향 FGI가 아니라, “강의 ↔ 참여자 발화 ↔ 재해석”의 순환이 이루어지는 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였다.
3.3 참여자 구성 및 표집 전략
9월 21일 파일럿 세션에는 발화에 적극 참여한 7명의 참여자가 있었으며, 경기도민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경기도를 생활권으로 하는 청년들로, 직업·학업·종교·정치사회화 경험이 상이하다.
표집 전략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가진다.
파일럿은 엄격한 통계적 대표성을 갖추기보다는, “어떤 유형의 경험이 어떤 언어·정동으로 말해지는지”를 탐색하기 위한 장면으로 설계되었다. 참여자들은 P1, P2…와 같은 코드로 익명 처리되며, 개별 특성은 최소 수준(연령대, 직업 키워드 등)만 노출한다.
표 3-2 파일럿 참여자 구성(예시, 비식별)
코드 | 주요 상태/역할(키워드) | 온라인·사회화 특성(키워드) |
|
P1 | 직장인(사무직) | 남초 커뮤니티·유튜브 정치 채널 이용 | |
P2 | 대학생 | 밈·게임 커뮤니티 중심, 정치 관심 낮음 | |
P3 | 계약직·이직 경험 | 조직 내 성평등 제도·평가 경험 다수 | |
P4 | 청년활동·자원활동 경험 | 페미니즘·성평등 이슈 접촉 빈도 높음 | |
P5 | 종교 공동체 참여 | 종교·보수 정치 담론 접촉 경험 | |
P6 | 프리랜서·비정형 노동 | 플랫폼·디지털 노동 경험, 불안정성 강조 | |
P7 | 취업 준비 | 입시·채용에서 공정·역차별 논쟁 체감 | |
※ 실제 보고서에서는 각 참여자에 대한 구체 정보 대신, 위와 같은 수준의 키워드만 제시하여 비식별성을 유지함.
3.4 사전 구조: 스펙트럼 문항과 사례 카드
9월 21일 파일럿에서 사용된 구조적 장치는 크게 스펙트럼 문항(문항 1)과 사례 카드 두 가지이다.
표 3-3 스펙트럼 문항·사례 카드 구조 요약
구분 | 내용 | 의도된 분석 포인트 |
스펙트럼 문항 1 | “나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할 수 있는가?” | 라벨 낙인·자기표명 비용, 정체성 vs 정책 태도 간 간극, 입장 이동의 정동 구조 |
카드 군 ① | 채용·평가·사적 질문 | 공정성 프레임, 조직문화, 자기검열·위험 관리 |
카드 군 ② | 육아휴직·복귀 | 제도·현실 간 간극, 젠더화된 책임·비용 구조 |
카드 군 ③ | 성비위·조직 보호 | 조직 보위 vs 피해자 보호, 신뢰·불신 정동 |
카드 군 ④ | 급진 페미·미러링·TERF | 대항혐오 전략의 한계, 포섭/비포섭 경계 |
카드 군 ⑤ | 매노스피어 내러티브 | 온라인 접속 경로, 청년 극단화·정동·향유 구조 |
파일럿 자료를 토대로, 이후 본조사에서는 카드 구성을 보완·세분화하고, 사전 설문 문항과 연동하여 분석의 일관성을 높일 계획이다.
3.5 자료 수집, 전사, 코딩 및 분석 절차
자료 수집·분석 절차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되었다.
이 흐름을 도식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도식 3-1 자료 수집·분석 절차(텍스트 도식)
참여자 모집
→ 강의+간담회 진행(스펙트럼·카드 활동)
→ 음성 녹취·현장 메모
→ 전사본 작성(P코드 처리)
→ 1차 읽기·오픈 코딩
→ CYS–EMO–ORG 3축 축 코딩
→ 장면 단위 정동·담론·조직 분석
→ 정책·프로그램 시사점 도출
3.6 연구 윤리와 정동 안전망
마지막으로, 본 파일럿 세션에서 적용된 연구 윤리·정동 안전망 원칙은 다음과 같다.
이와 같은 연구 설계를 바탕으로, 다음 장에서는 실제 강의–간담회 장면에서 어떤 담론·정동 구조가 드러났는지를 주제별로 본격적으로 분석한다.
4장 스펙트럼 장면: 페미니즘 자기위치화와 라벨 낙인
4.1 스펙트럼 질문과 좌표계의 설정
9월 21일 파일럿 세션에서 첫 활동은 스펙트럼 문항 1이었다. 질문은 다음과 같이 제시되었다.
“나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할 수 있는가?”
강사는 공간을 활용해 좌표계를 만들었다. 한쪽 벽은 “전혀 동의하지 않음”, 반대쪽 벽은 “매우 동의”로 설정하고, 중앙에는 “부분 동의/부분 비동의”의 중간 지점을 두었다.
이때 강사는 이 질문이 단순한 예/아니오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게 0과 1이 아니에요… 극단적 페미니스트는 아니고 그래도 여성이 차별을 더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가운데 선을 기준으로 조금 넘어가면 된다… 여성 차별보다 남성 차별이 심하다고 생각하면 이쪽으로 오시면 되겠다.”
즉 이 스펙트럼은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표 4-1 스펙트럼 장치 구성과 분석 포인트
요소 | 구체 내용 | 분석 포인트(CYS/EMO/ORG) |
질문 | “나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할 수 있는가?” | CYS: ‘페미니스트’ 라벨에 대한 담론적 의미, 자기정체성 언어 선택 |
좌표계 | 좌: 전혀 동의하지 않음 / 우: 매우 동의 / 중앙: 부분 동의·비동의 | CYS: 이데올로기 지형, EMO: 거리두기·주저함, ORG: 사회적 비용의 계산 |
추가 설명 | 여성 차별 인식 수준(여성 차별 > 남성 차별 / 반대)을 함께 표시 | CYS: 젠더 불평등 해석, EMO: 억울함·공감, ORG: 제도·정책에 대한 책임 배분 |
활동 방식 | 각자 위치 선택 → 강사의 보충 설명 → 짝 토론 후 재배치 | EMO: 토론 중 감정 전환, CYS: 논거 교환, ORG: 직장·제도 경험 공유 |
스펙트럼은 단순 여론조사가 아니라, 몸을 이동시키는 행위를 통해 참여자가 스스로의 입장을 “보이게 만들고” 이후 토론에서 이 위치를 계속 참조하게 만드는 장치였다.
4.2 초기 분포와 “왼쪽이 너무 없는데”: 반페미 부재의 의미
참여자들이 처음 자신의 위치를 선택했을 때, 한 참여자는 이렇게 말한다.
“왼쪽이 너무 없는데.”
9월 21일 간담회 정리본에서도, 이 장면은 다음과 같이 요약되어 있다.
즉, 온라인에서 흔히 떠올리는 “강경 반페미 이대남” 이미지와 달리, 이 파일럿 현장에서는 ‘나는 절대 페미니스트가 아니다’라는 극단적 부정 위치를 택한 참여자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 드러난다.
이를 질적 범주 수준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4-2 스펙트럼 초기 분포 및 재배치(질적 범주)
구간 | 예시 위치 | 초기 분포(추정) | 재배치 후 변화 | 특징적 정동·담론 |
A구간: 강한 부정 | “전혀 동의하지 않음” 근처 | 극소수(또는 0명에 가까움) | 짝 토론 후에도 소수 유지 | 반페미 정체성보다 갈등 회피와 복합적 입장에 가깝게 서술됨 |
B구간: 부분 부정/중립 | 중앙선 왼편 | 소수 | 일부는 중앙 또는 우측으로 이동 | ‘페미’ 라벨 거부 + 성평등 원칙은 수용이라는 양가적 태도 |
C구간: 부분 동의 | 중앙선 오른편 | 다수 | 다수 유지, 일부는 D구간으로 미세 이동 | “차별 인식은 있지만, 행동은 못 한다”는 거리두기 발화 |
D구간: 강한 동의 | “매우 동의” 근처 | 소수 | 일부가 C구간으로 이동 | 자기 삶보다 구조·원칙 차원에서의 지지 강조 |
정리하면, 이 장면에서 드러난 것은
라는 두 가지이다. 이는 이후 6장에서 논의할 “라벨 낙인 지수(LSI)”와 연결되는 핵심 장면이기도 하다.
4.3 짝 토론과 재배치: 경험·정동·라벨 비용의 교환
4.3.1 짝 토론의 운영 방식
초기 배치 후, 강사는 다음과 같이 안내한다.
“자기의 이웃과 토론을 양 옆에 계신 분들과 한번 해보고 위치 조정을 할 거예요… 이야기 끝나고 나서 위치를 두 분이 바꾸시면 돼요… 내가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는 거에 대해서 누가 더 페미니스트 쪽에 가까운지, 덜 가까운지를 이야기해 달라.”
이때 진행 요약에서는
라고 기록되어 있다. 즉, 단순 강의 정보가 아니라 상호 경험 교환을 통해 입장 강도가 재조정되는 장면이 관찰된 것이다.
4.3.2 직장·조직 경험을 통한 재평가
짝 토론과 이후 전체 공유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논점은 직장 채용·평가에서의 사적 질문과 성별화된 부담이다. 한 참여자는 면접 경험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면접을 보거나 할 때마다… 남자친구가 있는지, 결혼은 했는지, 가족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2세를 갖는다면 언제쯤인지… 업무랑 아무 상관이 없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여러 회사에서 있었다.”
이 경험은, 평소 ‘여권 신장을 위해 뭔가 활동한 적은 없다’며 스스로를 강한 페미니스트로 규정하지 않던 참여자에게도, 구조적 차별의 현실감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또 다른 대화에서는, 육아휴직·복귀 과정과 ‘대체 인력’ 문제, 인사평가 불이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함께 거론된다. 이들은 “누군가는 보호받아야 하지만, 그 비용이 특정 개인에게만 전가되는 구조”를 지적하며, 제도·조직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러한 발화들은 9월 21일 간담회 정리본에서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즉, 스펙트럼 상의 위치는 추상적 ‘이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조직 경험과 연결되어 재조정되고 있었다.
4.3.3 “나라에서 행동해도 효력은 없다”: 제도 불신과 무력감
한편, 제도 개입의 한계에 대한 냉소도 등장한다. 한 참여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거를 나라에서 행동을 해도 효력은 없죠. 공무원 대상으로…”
이는 공적 규제·교육의 효과에 대한 불신과 동시에, “결국 조직 내부 문화와 상사·동료가 문제”라는 인식을 드러낸다. 이러한 발화는 제도(ORG) 축에서의 불신과, 반복된 실패 경험에서 오는 무력감 정동(EMO)을 함께 보여준다.
간담회 정리본에서도 스펙트럼 이동의 근거로
가 명시되어 있다. 즉, 참여자들은 법·제도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영역, 특히 조직문화·면접 관행·동료 시선을 문제로 지목하면서, 그 사이에서 자신의 위치를 조정 혹은 유보하고 있었다.
4.3.4 라벨 공개의 위험: 남초 집단 내 낙인 가능성
라벨 비용에 대한 이야기도 반복해서 등장한다. 한 참여자는 남초 환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페미 관련된 주제에 커뮤니티에 혐오 글이 올라왔다고 자기들끼리 얘기하면서 욕을 하는 분위기인데, 거기서 말을 잘못 한 마디 붙이면 그냥 (내가) 바로 찍힌다.”
이 발화는,
정리본에서는 이를 다음과 같이 개념화하고 있다.
4.4 스펙트럼 장면에서 드러난 정동 구조와 장-특정성
4.4.1 “동의하지만, 행동하지 않는다”: 원칙과 실천의 간극
전체 공유에서 호스트(P-코드 기준 진행자)는 한 참여자의 발화를 요약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성은 평등해야 한다는 당위는 다 동의한다… 하지만 행동을 하거나, 이 생각이 지배적이지는 않다… 그래서 동의는 하지만, 거기에서 행동하는 건 없다.”
이 진술은 스펙트럼에서 다수가 위치한 C구간(부분 동의)의 정동을 잘 요약한다.
즉,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 부르기에는 아직 행동·실천이 부족하다는 자기비판과,
그렇게 부를 경우 감당해야 할 조직·관계 리스크에 대한 계산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4.4.2 “능력주의”와 “자본” 사이에서의 위치 찾기
또 다른 참여자는 자신의 위치를 “조금 보수적인 편”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능력주의 프레임 때문에 스펙트럼의 완전한 좌측으로 가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조금 보수적인 편이라 이쪽(덜 동의)에 서 있지만… 동시에 능력주의 때문에, 사측 입장에서 효율과 능력을 따지는 생각이 아직 있어서 여기(중간~우측)에 서 있다.”
한편, 진행자는 차별 문제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양성은 평등해야 한다는 당위에 동의하고, 여성이 권리가 미진한 부분도 동의하지만… 가장 심한 차별은 자본의 본질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두 발화를 겹쳐 읽으면, 스펙트럼 장면은 단순한 “페미 찬반”이 아니라,
이 서로 다른 층위에서 경쟁하는 복합 좌표 만들기 작업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많은 참여자들은
“성평등의 당위에는 동의하지만, 나의 주된 ‘정치적 언어’는 능력주의와 자본 비판에 더 가깝다.”
라는 위치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이는 장-특정적 세대 논의의 관점에서 보면,
이 서로 뒤엉킨 상태에서 ‘페미니즘’ 라벨이 선택·보류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4.4.3 강의–간담회 교차 구조 속 미세 조정
강사는 이러한 미세한 위치 조정을 “이데올로기 지형에서의 미세한 조정”으로 설명한다.
“7명이 모였어도 이데올로기 지형을 볼 수 있다… 사회 경험, 배워온 세계관, 정책으로 구현될 때 동의 여부가 다 영향을 미친다… 이 지점들이 앞으로 문제를 어떻게 다가갈지에 대한 힌트다.”
즉, 스펙트럼 장면은 단순한 태도 측정이 아니라,
이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며 “자기 위치를 다시 써보는 실험 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를 텍스트 흐름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도식 4-1 스펙트럼 장면의 정동·담론 흐름(텍스트 도식)
강의에서 개념 제시
→ 스펙트럼에서 1차 자기 위치화
→ 짝 토론(직장·제도 경험, 낙인 위험, 능력주의·자본 담론 교환)
→ 위치 재조정(최소 4인 이동)
→ 전체 공유에서 “동의하지만 행동하지 않는다” “보수·능력주의 vs 평등 당위” 등의 언어로 재서술
→ 강사의 메타 해석(이데올로기 지형·정책 힌트로 정리)
4.5 소결: 페미니즘 태도와 자기표명의 간극
스펙트럼 장면 분석을 통해 9월 21일 파일럿에서 드러난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이 장에서 본 스펙트럼 장면은, 온라인 여론조사나 댓글 분석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이대남 세대의 미세한 위치 조정과 감정 구조를 보여준다. 다음 5장에서는 이러한 스펙트럼 장면 이후 이어진 차별·공정·정치·온라인 담론 장면을 중심으로, 보다 구체적인 발화 내용과 정동의 흐름을 분석한다.
5장 카드 장면: 조직문화·남성 규범·온라인/매노스피어 교차 분석
이 장에서는 스펙트럼 활동 이후 이어진 사례 카드 중심 장면을 재구성한다. 특히
이 어떻게 교차하면서 참여자의 경험·정동·담론 구조를 드러내는지 CYS–EMO–ORG 3축으로 분석한다.
5.1 카드 #3 — 육아휴직·복귀의 보이지 않는 비용: 권리와 조직문화의 간극
참석자 6은 공익근무요원으로 법원 조직에 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 공무원의 임신·출산·육아휴직을 둘러싼 현실을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
“여자들한테서 약간 좀 더 그거 되는 게 결국에는 임신에서 약간 문제가 되게 많아요. … 출산 휴가를 제대로 못 쓰거나 아니면 출산 휴가 쓴 사람에 대해서 어쨌든 차별이 있어요.”(18:31~19:31)
그는 규정상 권리가 보장되어 있음에도, 실제 조직에서는 복귀자에 대한 차별과 보이지 않는 압력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공무원이니까 뻔뻔하게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농담 섞인 표현 뒤에는,
이 겹쳐 있다.
이때 참여자의 관점은 단지 “여성이 차별을 받는다”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이어서 “경력 단절된 사람들에 대한 차별 말고, 남성에게도 압력이나 이런 게 있다고 느껴지는 부분”을 언급하며, 권리의 비용 구조가 특정 개인·집단에 어떻게 전가되는지 문제화한다. 여기서 성평등 정책·제도에 대한 인식은 “여성 보호” 대 “남성 역차별”이라는 단순 대립이 아니라,
라는 분배·책임의 구조 문제로 재구성된다.
이 장면은 ORG 축에서 육아휴직·복귀 SOP와 조직문화를, EMO 축에서 불안과 부담, 동료에 대한 연민을 동시에 드러내며, 이후 카드 #4의 남성 규범 압력 논의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가 된다.
5.2 카드 #4 — 남성에 대한 ‘책임’ 규범과 평가: 가부장제의 역설
같은 참여자는 발화를 이어서, 남성에게 부과되는 ‘책임’ 규범을 이렇게 설명한다.
“생각보다 남자가 여자친구가 없거나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을 하면 안 뽑는 경우가 있어요. … 가정을 책임지지 않으니까 그런 가부장적인 사고 방식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좀 많아요. 특히 공무원들도 정말 많고요.”(19:31~20:32)
“공무원 쪽에서 약간 평가 기준으로 그게 은근히 들어가요. 남자가 여자친구가 없거나 결혼을 하지 않았다 이러면 저 사람은 제대로 된 책임을 질 수 없는 사람이다라고 판단을 하는…”(20:32 이후)
여기서 가부장제는
동시에 부과한다. 참여자는 이 구조를 비판하면서도, 본인의 경험을 통해 “남성도 규범의 피해자” 위치에서 말하고 있다.
CYS 축에서 볼 때, 이는 ‘성숙한 남성/책임지는 남자’라는 보수적 남성성 담론이 조직 평가 기준으로 내면화된 사례이다. EMO 축에서는,
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ORG 축에서는, 공식 평가표에는 드러나지 않는 비공식 기준·암묵 규범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스펙트럼 장면에서 그는 “완전한 페미니스트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약간 동의하는 쪽”에 선 이유를 이렇게 정리한다.
“그게 단순히 여성 페미니즘이 단순히 여성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고, 남성에게도 압력이 주어지는 게 분명히 있다… 그래서 완전히 페미니스트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약간 동의한다라고 생각하는 게 아마 그런 부분에서였던 것.”(20:32~21:32 요지)
즉, 그의 입장 이동은 “여성 차별만이 아니라, 가부장제가 남성에게도 가하는 규범적 폭력”을 인식하면서 이루어진다. 이 장면은 장-특정적 세대론 관점에서, 공무원 조직·군복무·공익 근무라는 장에서 수행되는 남성성 규범이 젠더 인식을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보여준다.
5.3 카드 #5 — 온라인 남초 문화와 발화 위험: 낙인과 자기검열
스펙트럼 이후, 발표자로 나선 한 참여자(참석자 3)는 직장과 온라인에서의 발화 위험을 이렇게 말한다.
“주변에서도요. 그냥 남자분들 신입 분들 말할 것도 없고, 그런 페미 관련된 주제에 커뮤니티에 이런 혐오… 막 하는 분위기가 주변에 있는데, 거기에서 어떤 말을 잘못 한 마디 붙이면 바로 찍혀요. 남초 집단이에요.”(15:28~15:57 요지)
여기서 “어떤 말을 잘못 한 마디 붙이면 바로 찍힌다”는 표현은,
를 동시에 호출한다.
이는 “페미니스트” 라벨을 둘러싼 LSI(Label Stigma Index)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 장면이다. ‘이대남’에 대한 흔한 이미지(공격적·발언 과잉)와 달리, 이 참여자는 발언을 최대한 줄이고 조심하는 자기검열 모드에 놓여 있다.
정리하면,
이는 혐오·대항혐오 상호주체성 이론에서 말하는 “정동의 상호 감염”이, 단지 양 진영의 공격에만 머무르지 않고 중간지대의 침묵·회피 전략까지 생산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5.4 카드 #2 확장 — “저는 페미니스트라고 말할 수 있다”: 라벨 낙인과 보호막
이와 대비되는 발화는 연구팀 구성원 박진아의 자기표명 장면이다. 그는 스펙트럼에서 가장 오른쪽 끝에 서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는 이 1번 문항 보자마자 그냥 바로 벽에 붙었거든요. … 제가 페미니스트로서 엄청나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다거나 학문적으로 깊게 파고들어서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자기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지칭할 수 있는 용기가 되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24:48~)
“여성이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구조적인 여성 차별에 대해 인지하고, 그게 문제가 있고 개선돼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두 페미니스트라고 저는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사회에 나가서 ‘저 페미니스트예요’라고 말하는 게 굉장히 두려워요. 여성으로서 사회에서 배제당하거나, 낙인이 찍히거나, 업무에서 배제당할 수도 있고… 그래서 그냥 벽 쪽에 붙어 있었던 거지, 제가 다른 분들보다 소양이 더 높아서가 아니에요.”(24:48~25:44 요지)
여기서 라벨은 위험과 보호막을 동시에 의미한다.
이 결합되어 있다.
강사는 이를 정리하며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들의 이런 자기 표현이 사실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보호막이 되기도 한다.”(26:09)
이 장면은, 앞서 4장에서 분석한 중간지대 남성 참여자들의 망설임과 나란히 놓였을 때 특히 의미가 있다.
이 둘 사이의 긴장은, 이후 정책 제언에서 공론장이 단지 “의견 교환”이 아니라 “위험을 나누는 장”이어야 함을 시사한다.
5.5 카드 #6 — 미러링 전략과 TERF: 포섭과 선 긋기의 경계
워마드·메갈리아 등 급진적 페미니즘 공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강사는 이를 미러링 전략과 TERF(트랜스 배제적 급진 페미니즘)로 구분해 설명한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이 장면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강사가 질문에 단순 “찬반”으로 답하지 않고,
이는 혐오·대항혐오 상호주체성 이론에서 말하는 “대항혐오가 언제 전략적 비판이 되고, 언제 또 다른 혐오가 되는지”를 현장에서 분별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참여자 입장에서는, 워마드·메갈리아를 단일하게 “극단 페미”로 묶는 온라인 담론과 달리,
자신이 접해 온 온라인 이미지를 재해석하는 계기를 제공받는다. 이는 CYS 축에서 “극단 페미 = 모두 문제”라는 단일 프레임에 균열을 내는 장면이다.
5.6 카드 #7 — 매노스피어 내러티브와 청소년 극단화: 피해자-가해자 전도
강의 후반부에서 강사는 매노스피어(레드필, 블랙필, 인셀, PUA 등)의 내러티브를 구조적으로 설명한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이는 ‘이대남’ 담론에서 종종 등장하는 “루저의 분노”를, 도덕적 비난이 아니라 설명해야 할 내러티브·정동 구조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 결합된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인셀화·테러리즘을 단순 “괴물 개인”으로 환원하게 된다.
강의는 이를 통해, 청소년 남성 극단화가 “생각보다 더 확대될 정서”이며, 아직 사회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이후 정책 논의에서 청년·교육·디지털 정책이 왜 매노스피어 내러티브를 이해해야 하는지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5.7 카드 #9 — 종교사회화와 보수 담론: 이대남 프레임과의 교차
참석자 7은 구국기도회·이승만 재평가 등 교회 교육 경험을 이렇게 회상한다.
“구국 기도회나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 설명했던 그런 교육들을 실제로 받았었거든요. 교회 다니면서 그래서 사실 저는 2030 여성이지만 동시에 안티 페미니즘의 어떤 그런 인형을 실제로 저희가 가지고 있어요. 저 안에 혼재되어 있어서…”(16:11~)
그는 자신이 여성임에도,
이 한 몸 안에 혼재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 발화는 두 가지 점에서 중요하다.
이 함께 작동하면서, 페미니즘·진보 정치·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복합적 인식을 형성한다.
그는 “사회생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젠더 이슈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만 접해본 이대남과 비슷하게 막연하다”며, 자신의 위치를 보수적이지만 동시에 스펙트럼의 우측에 가까운 애매한 지점으로 설명한다. 이는 장-특정적 세대론의 언어로 말하면,
어떤 방식으로 젠더·정치 인식을 구성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5.8 카드 장면 종합: CYS–EMO–ORG 매트릭스에서 본 구조
위 카드 장면들을 CYS–EMO–ORG 3축에 따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표 5-1 카드별 핵심 논점·정동·분석 축 요약
카드 | 장면 요지 | CYS(문화/담론) | EMO(정동) | ORG(제도/조직) |
#3 육휴·복귀 | 임신·육아휴직·복귀에 따른 불이익, 권리와 현실의 간극 | 성평등 정책 담론 vs “현실은 다르다”는 체감 서사 | 미안함·불안·피로감 | 인사평가·배치·동료 시선·SOP의 부재 |
#4 남성 책임 규범 | 미혼·비연애 남성에 대한 평가·채용 편견 | ‘가정을 책임지는 남자’ 가부장 남성성 담론 | 불안·부당감·자기 정당화 | 공무원 조직의 암묵 기준·평가 코드 |
#5 남초 문화·발화 위험 | 남초 조직·커뮤니티에서 페미 발화 시 낙인·배제 우려 | 남초 커뮤니티 혐오·조롱 문화, “페미=문제” 프레임 | 두려움·위축·침묵·자기검열 | 직장 내 평판 구조·인사 영향 가능성 |
#2 라벨·용기 | ‘페미니스트’ 자기표명의 위험과 보호막으로서의 가능성 | 페미니스트에 대한 스테레오타입, 연대/보호 서사 | 두려움·용기·책임감 | 라벨 공개에 따른 업무·관계 리스크 |
#6 미러링/TERF | 워마드·메갈리아 미러링 전략, TERF 선 긋기 | 급진 페미 실천의 분화, 내부 비판 담론 | 당혹·이해·구분하려는 노력 | 정책·교육 현장에서 포섭 범위 설정 |
#7 매노스피어 | 인셀·레드/블랙필 내러티브와 청소년 극단화 | “남성 피해자” 서사, 페미니즘 음모론 | 박탈감·분노·허무·피해자 의식 | 신자유주의 경쟁·불안정 노동·청년 정책 공백 |
#9 종교사회화 | 구국기도회·이승만 서사와 반페미·보수 담론 혼재 | 종교 장 보수 담론, 이대남 이미지 수용 | 혼란·양가감정·자기 거리두기 | 종교 교육·청년 사역 구조 |
이를 다시 텍스트 흐름으로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도식 5-1 조직·온라인·종교 장을 가로지르는 정동·담론 흐름(텍스트 도식)
조직 장(채용·육휴·평가, 공무원 조직 경험)
→ 남성·여성 모두에게 가해지는 규범·압력 인식
→ “공정/역차별/책임” 프레임 형성
온라인 장(남초 커뮤니티, 매노스피어, 밈·혐오·유머)
→ 페미니즘·여성·진보 정치에 대한 조롱·음모론·피해자 서사 확산
→ 발화 위험·침묵·자기검열 정동 강화
종교 장(구국기도회, 이승만 서사, 보수 교회 교육)
→ 반공·보수·성별 역할 담론 내면화
→ 이대남 이미지·매노스피어 서사와 결합
세 장(field)에서 형성된 담론·정동
→ 스펙트럼 활동·카드 토론 장에서 재호출·재배치
→ 일부는 입장 이동·성찰로, 일부는 무력감·냉소로 이어짐
5.9 소결: 조직·온라인·종교 장의 교차 위에 선 ‘이대남’
5장에서 분석한 카드 장면들은, 9월 21일 파일럿 간담회가 단지 “페미 찬반 토론”이 아니라,
이 서로 교차하는 장임을 보여준다.
‘이대남’은 이 교차점 위에서,
다음 6장에서는, 이러한 카드 장면 전체를 관통하는 혐오·대항혐오의 상호주체성과 정동 전환 메커니즘을 유형화하고, ‘경기도 2030 남성’이 어떤 장-특정적 감정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지 보다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6장. 혐오와 대항혐오의 상호주체성 분석
6.1 혐오·대항혐오 관련 코드군과 발화 경향 개관
본 간담회에서 혐오·대항혐오와 직접 연결되는 코드는 크게 라벨/낙인(LABEL_STIG), 동맹자 신호(ALLY_SIGNAL), 미러링 전략 인식(MIRRORING), 매노스피어 학습 경로(MANOSPHERE_PATH), 조직 보호 편향(ORG_PROTECT), 잉여향유 정동(AFFECT_SURPLUS), 스펙트럼 이동(SPECTRUM_SHIFT) 등이었다.
간담회·강의 내용과 코드북 요약에 따르면, 연구진은 이미 CYS-EMO-ORG(문화/담론–정동–제도/조직) 3축 위에서 코드들을 배치하고 있다. LABEL_STIG·AFFECT_SURPLUS·SPECTRUM_SHIFT는 주로 개인/정동 축에, MANOSPHERE_PATH·MIRRORING은 문화/담론 축에, ORG_PROTECT는 제도/조직 축에, ALLY_SIGNAL은 이 세 축을 가로지르는 상호작용 코드로 작동한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6-1. 혐오·대항혐오 관련 코드군 요약(파일럿 기준)
코드 | 축(주요 위치) | 정의(요약) | 대표 장면/예시 | 해석 포인트 |
LABEL_STIG | 개인/정동 | ‘페미니스트’ 표명으로 인한 낙인·불이익 우려, 자기검열 |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게 두렵다” 유형의 진술, 카드 #11 논의 | 라벨이 신념 표지가 아니라 위험 신호로 작동; 혐오가 라벨 관리 메커니즘으로 매개됨 |
ALLY_SIGNAL | 상호작용(가로지름) | 남성 등 비피해 당사자가 혐오/차별 발화에 불편을 천명하고 제지 | “남성 페미니스트가 그 고리를 깨주는 존재”라는 강사 설명 | 혐오 발화를 ‘외부 규범’이 아닌 관계 내부에서 제동하는 장치 |
MIRRORING | 문화/담론 | 남초 온라인 혐오 표현을 뒤집어 보여주는 미러링 전략에 대한 이해/논쟁 | 워마드·메갈을 “저열한 혐오”로만 볼 것인가, 역사·전략으로 이해할 것인가를 둘러싼 질의응답 | 혐오와 대항혐오가 동일한 수준의 증오가 아니라, 서로 다른 ‘장치’로 작동함을 해명 |
MANOSPHERE_PATH | 문화/담론 | 인셀·PUA·레드/블랙필 등 매노스피어 내내러티브 접촉 경로 | 강사의 PUA·진화심리 설명과 이를 듣고 웃음/당혹이 교차하는 장면 | 글로벌 매노스피어 담론이 로컬 ‘이대남’ 감각과 연결되는 인터페이스 |
ORG_PROTECT | 제도/조직 | 성비위 등에서 조직 보전이 피해자 보호보다 우선되는 경향 | “성비위에서 조직 보위를 위해 가해자 보호가 많다”는 강의 사례 | 젠더 갈등이 ‘개별 남녀’ 문제가 아니라 조직문화·거버넌스 문제로 재배치됨 |
AFFECT_SURPLUS | 개인/정동 | 분노·불안·쾌락이 결합된 잉여 정동, 발화 지속을 자극 |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게 두렵다”는 말 속에 담긴 수치+불안, 남초 커뮤니티 혐오의 ‘재미’ 묘사 | ‘도둑맞은 향유’ 감각과 연결되는, 혐오 담론의 감정적 동력 |
SPECTRUM_SHIFT | 상호작용(가로지름) | 스펙트럼 라인에서 위치 변경과 그 근거 | 최소 4명 이상이 라인 이동, 이동 사유로 “직장 내 실제 케이스”“라벨 낙인 비용”을 언급한 장면 | 혐오/대항혐오가 정태적 태도가 아니라, 근거 제시에 따라 조정되는 ‘움직이는 위치’임을 보여줌 |
이처럼 코드군은 단순히 “혐오 발언 유무”를 계량하는 수준을 넘어, 라벨 관리·조직문화·글로벌 매노스피어·정동 잉여 등 복합적인 층위를 포착한다. 김학노의 혐오–대항혐오 상호주체성 논의가 강조하듯, 혐오는 언제나 타자 뿐 아니라 ‘나 자신’을 구성하는 장치이며, 대항혐오는 이러한 구성을 되돌려 비추는 응시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본 간담회 자료는 상호주체성 분석에 적합한 토대를 제공한다(김학노, 『혐오와 대항혐오: 서로주체적 관계의 모색』 참조).
6.2 타자화와 혐오 발화 장면의 유형화
녹취록에서 직접적인 모욕·비하 표현은 주로 “남초 집단에서 통용되는 발언”을 간접 인용하는 방식으로 등장한다. P3는 “남자 신입들이 페미 관련 혐오 글을 공유하면서 ‘패미 어쩌고’ 욕을 한다”는 직장 내 분위기를 설명하며, “거기서 말을 한 마디 잘못 붙이면 바로 낙인찍힌다”는 두려움을 반복해서 언급한다. 이는 참여자 자신의 혐오 발화가 아니라, 혐오가 이미 전제된 장(scene)에 대한 증언이다.
또 다른 축에서는 P7이 “2030 여성”이면서도, 구국기도회·종교 교육을 통해 내면화한 안티 페미니즘 정동을 “내 안에 인형처럼 함께 있다”고 표현한다. 이는 여성 당사자가 안티 페미니즘 정동과 페미니즘 공감 가능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음을 드러내며, 혐오/대항혐오가 성별 이분법에 단순히 대응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간담회 자료를 바탕으로 혐오·타자화 장면을 유형화하면 다음과 같다.
표 6-2. 혐오·타자화 장면 유형(파일럿 기준)
유형명 | 주요 대상 | 전형적 장면/발화 | 해석 포인트 |
(1) 환경 서술형 혐오 |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 직장 내 남성 집단 | “커뮤니티에서 페미 욕이 기본값이다”, “말 한 마디 잘못하면 바로 낙인찍힌다” 유형 진술 | 참여자 자신이 혐오를 수행하기보다는, 혐오가 일상 환경의 ‘기본값’으로 깔려 있음을 증언. 라벨 관리 압박과 연결. |
(2) 정책·제도 매개 타자화 | 여성 우대 정책, 여성 가중치 채용, 공공기관·공무원 조직 | “여성 가중점 공무원 행정직” 사례, 채용·육휴·성비위 제도의 불신과 결합 | 여성 일반이 아니라, 정책을 통한 ‘특권화된 타자’로 재현됨. 역차별-공정 담론과 밀착. |
(3) 극단적 페미·TERF 타자화 | 워마드·메갈, TERF, 트랜스젠더 혐오 집단 |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들(워마드·메갈)은 페미니즘이 안고 가야 하는가”라는 질의와, 강사의 TERF 비판 | 페미니즘 내부의 분기(미러링 vs TERF)를 구분하며, 일부 ‘페미’ 집단에 대한 거부가 여성 일반 혐오와는 구분되는 층위가 있음을 드러냄. |
(4) 조직 보호 중심 타자화 | ‘문제 제기자’·피해자, 젠더 이슈 제기 직원 | 성비위에서 “조직을 지키기 위해 가해자를 보호한다”는 강의 사례에서, 문제제기자는 암묵적 타자로 밀려남 | 혐오·배제가 개인 감정이 아니라 조직 거버넌스 차원에서 구조화되는 방식. |
(5) 내면 분열형 타자화 | ‘내 안의 안티 페미 인형’, ‘교회-이대남 내러티브’ | P7의 “2030 여성이지만 안티 페미 인형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 | 한 개인 내부에 상반된 정동·담론이 공존함. ‘이대남 vs 페미니스트’ 이분법을 해체하는 장면. |
이러한 유형화는 「인터넷 커뮤니티 ‘일베저장소’에서 나타나는 혐오와 열광의 감정동학」이 제시하는 바와 같이, 혐오가 특정 집단에 대한 단선적 증오라기보다 정동·향유·집단 경계 설정이 결합된 장치라는 점을 재확인해 준다. 특히 (1)·(5) 유형에서 보이듯, 참여자들은 혐오를 ‘나의 신념’이라기보다 ‘피해야 하는 분위기’ ‘내 안에서 충돌하는 감정’으로 기술하는 경향이 강하다.
6.3 대항혐오·브레이크·유머화: 상호주체적 조정 메커니즘
김학노의 상호주체적 혐오·대항혐오 논의는 혐오가 일방적으로 폭력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의 응답·거부·반격 속에서 상호 구성되는 주체화 과정임을 강조한다. 본 간담회에서는 세 가지 수준에서 이 상호주체성이 관찰된다.
이 세 층위에서 대항혐오는 혐오에 대한 도덕적 우월감의 선언이 아니라, 발화 환경·정동 구조·지식 틀을 함께 조정하는 상호주체적 실천으로 나타난다. 이는 「혐오와 대항혐오: 서로주체적 관계의 모색」이 제기한 문제의식, 그리고 Banet-Weiser et al.(2020)의 ‘popular misogyny–popular feminism’ 논의와도 연결된다.
6.4 온라인–오프라인 장의 교차: 매노스피어·미러링·성별 현실주의
강의 파트에서 김환희는 매노스피어(manospere) 내 PUA, 인셀, 레드/블랙필 내러티브를 소개하며, 이를 “진화심리학과 성별 현실주의(gender realism)” 담론과 연결시킨다. 이는 Ging(2019)이 분석한 글로벌 매노스피어의 구조와 직접적으로 호응하는 부분이다.
동시에 강사는 TERF가 트랜스젠더를 “성별 질서를 교란하는 존재”로 혐오하는 방식을 설명하면서, 성별 현실주의가 여성혐오뿐 아니라 트랜스 혐오로 확장되는 교차 지점을 짚는다. 이는 안티 페미니즘이 단일 축의 남성 vs 여성 갈등이 아니라, 성별 이분법을 지키려는 강경한 질서 유지 담론과도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
참여자들은 이러한 설명을 들으며, 자신들의 온라인 경험(게임 커뮤니티, 남초 게시판 등)과 연결해 “그 공간 자체가 남성으로 인격화된 듯한 느낌”을 공유한다. 온라인 장에서의 혐오·농담·밈은 오프라인 직장·종교·가족 장과 교차하며, “말 한 마디 잘못하면 낙인찍힌다”는 현실적 위험과 결합한다. 이러한 구조는 「장-특정적 세대 연구의 모색」이 말하는 바와 같이, 세대 경험이 단일 연령 효과가 아니라 서로 다른 장(field)들(온라인 커뮤니티, 직장, 교회, 공공기관)을 관통하며 형성되는 장-특정적 세대성임을 시사한다.
요약하면, 본 간담회에서 혐오·대항혐오는
이 세 층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구성된다. 이러한 복합 장 구조를 분석 단위로 삼는 것은, 개별 발화자에게 혐오/대항혐오의 책임을 전가하기보다는, 장-구조 속 정동·지식·제도의 배열을 읽어내는 방향이다.
6.5 정동 전환 메커니즘: 혐오 → 냉소 → 자조/공감의 흐름
파일럿 요약에서 연구진은 핵심 발견으로 “라벨 낙인 비용이 높아 표명 회피”, “매노스피어 내러티브 접속과 발화 억압의 연결”, “남성 동맹자 개입의 중요성”을 제시한다. 이를 정동 흐름 관점에서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은 전환 메커니즘이 도출된다.
도식 6-1. 정동 전환 메커니즘(요약)
온라인·오프라인 혐오 환경 경험
→ “나도 같이 욕해야 안전하다”는 압박 (분노·긴장)
→ 라벨 낙인 두려움으로 인한 자기검열 (불안·수치)
→ 공론장(스펙트럼 라인·카드 토론)에서 타자의 경험·근거 청취 (당혹·공감 혼재)
→ “그래도 모르겠다”는 냉소·유보 (방어적 자조)
→ 일부 참여자의 위치 이동·언어 조정 (부분적 공감·책임 재배치)
실제 장면에서 김성준 사회자는 스펙트럼 토론 후 “좋은 얘기가 나왔지만, 나는 여전히 모르겠다”고 말하며 자신의 위치를 보류한다. 이는 전형적인 “냉소적 유보” 정동이다. 분노·억울함에서 출발한 정동이, 타자의 경험·이론(매노스피어, 성별 현실주의, 미러링 전략)에 노출되면서 즉각적인 전환 대신 “판단 유예”라는 형태로 조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정동 전환 유형을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표 6-3. 정동 전환 유형(파일럿 관찰 기준)
유형명 | 정동 흐름 | 대표 사례 | 특징 |
(가) 완만한 전환형 | 초기 분노/억울함 → 타자 경험·제도 논의 수용 → 공감·연대감 소폭 증가 | 직장 내 금지질문·육휴 차별 사례를 듣고, 자신의 ‘역차별’ 인식 강도를 조정하는 참여자들 | 스펙트럼 라인에서 극단값→중간으로 이동; 발화 내용도 “완전히 불공정”에서 “조건부로 문제 있다” 수준으로 조정. |
(나) 왕복 진동형 | 공감/이해 시도 ↔ 불신·방어 감정이 반복적으로 왕복 | P7처럼 안티 페미니즘 정동과 페미니즘 공감을 동시에 표현하는 참여자 | 발화 내용이 “이해는 되지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형태로 진동; 혐오/대항혐오가 동일 주체 안에서 공존. |
(다) 방어 고착형 | 초기 입장 → 근거 제시 후에도 태도·위치 변화 거의 없음 | 파일럿 로그에서 “극단값→중간 이동은 제한적”이라는 관찰 부분 | 발화는 줄거나 더 조심스러워지지만, 스펙트럼 위치는 유지; 공론장이 태도를 ‘숨기게’ 만들 가능성도 내포. |
「혐오와 대항혐오: 서로주체적 관계의 모색」이 제안하는 상호주체성 관점에서 보면, (가)·(나) 유형은 혐오와 대항혐오가 서로를 관통하며 주체를 재구성하는 과정으로 읽힌다. 반면 (다) 유형은 “표면적 조정, 내면적 고착”이라는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 가능성을 시사하며, 연구 한계로서 중요하다.
6.6 소결: 감정 구조와 장-특정적 세대성
요약하면, 9.21 간담회에서 혐오·대항혐오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9.21 파일럿 간담회는 ‘이대남’ 논쟁을 개별 남성의 성향 문제가 아니라, 장-특정적 세대가 경험하는 혐오/대항혐오의 상호주체적 구조로 재구성하는 첫 시도라 할 수 있다. 이후 7장에서는 이 분석을 바탕으로, 정책·행정·공론장 설계 차원에서 어떤 실천적 원칙을 도출할 수 있을지 검토한다.
7장 정책적 시사점과 후속 연구·사업 제안
이 장에서는 9월 21일 강의+간담회에서 드러난 담론·정동·장 구조를 바탕으로,
(1) 청년 남성 대상 공론장·프로그램 설계 원칙,
(2) 행정·조직 차원의 시사점,
(3) 청년–젠더–디지털 정책의 통합적 접근 방향,
(4) 향후 연구·사업 방향
을 제안한다.
7.1 청년 남성 대상 공론장·프로그램 설계 원칙
7.1.1 “의견 교환”이 아니라 “위험을 나누는 장”으로
9월 21일 세션에서 참여자들은 노골적 혐오 발화보다 라벨 낙인, 발화 위험, 조직·관계에서의 불이익을 반복해서 언급하였다.
따라서 청년 남성 대상 공론장은
이는 다음과 같은 운영 원칙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7.1.2 스펙트럼·카드·안전장치 설계 체크리스트
9월 21일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공론장 설계 시 점검해야 할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7-1 청년 남성 대상 공론장·프로그램 설계 체크리스트
항목 | 점검 내용 | 9.21 관찰에서 도출된 포인트 |
대상·모집 | 연령·성별 외에 장-특정 요소(직업, 군복무, 온라인 사용, 종교 경험 등)를 함께 고려했는가? | 공무원·비정규직·청년활동가·종교 공동체 경험 등 장이 다를수록 발화 내용이 달랐음. |
공간·시간 | 폐쇄적이되 밀실은 아닌, 적정 규모·시간(60–120분)을 확보했는가? | 45분으로는 스펙트럼+카드만 소화 가능. 후속 세션 전제 필요. |
안전장치 | 패스권, 인신공격 금지, 녹취·기록 범위, 발언 인용 원칙을 사전 공유했는가? | “말 잘못하면 찍힌다”는 감각을 완화하기 위해 규칙 설명이 필수적으로 작동. |
스펙트럼 설계 | 질문이 흑백 이분법이 아니라, 중간지대·복합 좌표를 허용하는가? | “동의하지만 행동하지 않는다”는 중간지대 정동이 핵심; 극단값만 측정하면 놓침. |
사례 카드 | 조직·온라인·종교 등 서로 다른 장을 아우르는 상황을 포함했는가? | 육휴, 금지질문, 성비위, 매노스피어, 구국기도회 등 장 교차 사례가 중요한 통찰을 제공. |
진행 구조 | 강의–활동–전체 공유–정리의 순환 구조가 설계되어 있는가? | 개념 없이 토론만 하거나, 강의만 하면 양쪽 모두에서 “소모감·지루함”이 높아질 위험. |
진행자 역량 | 젠더·청년·디지털 담론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와, 갈등/정동 조정 기술을 가진 진행자인가? | 강의자가 TERF·매노스피어·미러링을 구분해 설명해 준 것이 인식 조정에 도움. |
후속 환류 | 공론장 내용을 어떻게 정책·위키·교육 프로그램으로 환류시킬지 사전 설계했는가? | “여기서 끝”이 아닌, 공익위키·정책 자문·추가 인터뷰로 이어지는 구조 마련 필요. |
이 체크리스트는 경기도·기초지자체 청년정책 부서, 성평등·인권 부서, 공익활동지원센터 등이 청년 남성 대상 프로그램을 기획·구매·위탁할 때 공통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7.2 행정·조직 차원의 시사점: “교육·캠페인”을 넘어 구조와 장치로
7.2.1 젠더 교육·캠페인의 한계와 ‘참여 구조’ 중심 설계
현재 다수 공공기관의 젠더·혐오 관련 대응은
정책적 함의는 명확하다.
7.2.2 조직문화·제도 설계에서의 적용 포인트
9월 21일 카드 장면에서 특히 반복된 조직·제도 이슈는
이를 정책·조직 수준에서 적용하면 다음과 같은 방향이 도출된다.
이러한 변화는 행정조직·공공기관뿐 아니라, 경기도 소재 민간기업·공기업·공공기관 컨소시엄이 함께 논의해야 할 의제이다. 청년정책 담당 부서가 “청년·젠더·노동”을 잇는 가교 역할을 맡을 필요가 있다.
7.3 청년–젠더–디지털 정책의 통합 접근
7.3.1 온라인 혐오·매노스피어를 “디지털 리터러시”로만 다루지 말 것
강의에서 다룬 매노스피어(인셀·레드/블랙필·PUA 등)와 참여자의 증언을 종합하면,
이를 단순히
정책 차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통합 접근이 필요하다.
7.3.2 “연구–공론장–위키–정책” 순환 구조
본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구조를 개념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도식 7-1 청년–젠더–디지털 정책 통합 접근(텍스트 도식)
질적·양적 연구(간담회, FGI, 설문, 자기서사 등)
→ 이대남·청년 남성 담론에 대한 두터운 기술(thick description) 생산
→ 공익위키·청년정책 DB에 장면·코드·사례로 정리
→ 청년정책·성평등·디지털 정책 담당 부서가
이 구조가 작동하려면,
7.4 향후 연구·사업 제안
7.4.1 후속 연구: 비교 집단·장기 추적·행동연구
9월 21일 파일럿은 “경기도 2030 남성”의 일부 단면에 대한 탐색적 장면이다. 이를 확장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후속 연구가 제안된다.
7.4.2 사업·프로그램 제안
연구 결과를 실제 정책·사업으로 구현하기 위한 방향은 다음과 같다.
7.5 소결: ‘이대남’ 논쟁을 넘어, 장-특정적 청년 정책으로
9월 21일 강의+간담회는,
정책적 관점에서 핵심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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